조 은 미
멏 해 전에 지인이 주신 고무나무가 그분은 세상을 떠나고 안계신데 여전히 거실 한 쪽에서 제 자리를 지키며 커간다.
손가락만 하던 게 어느새 제법 자라 거실의 화분 중에 제일 맏이 노릇을 톡톡히 하며 꾀 육중하게 버티고 있다.
위로만 삐쭉 자라 몇번 순을 쳐 곁에 심어주었더니 그래도 질긴 생명럭을 과시하며 생살 잘라낸 가지 마다 딱지진 흔적을 안고 옆으로도 가지가 뻗는 튼실한 나무로 자라는 녀석이 대견하고 신통하다.
헤집어 보면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때로 위로만 고개드는 자존심을 끌어내리고 주변을 돌아보고 같은 눈 높이로 공감하며 누구라도
편안히 머물 수 있는 넉넉한 너울가지가 있어야 새도 날다가 깃드는 보금자리가 된다.
웃자란 가지는 쳐내고 잘린 가지에 뿌리 내리도록 자리를 내주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넉넉함은 우리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우리 주변을 더 살만한 따뜻한 곳으로 바꾸어 갈 것이다.
딱지진 상처가 푸른 잎으로 덮여 무성한 곁 가지를 품는 더 풍성한 나무로 자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