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궁합

조은미시인 2022. 6. 2. 17:30



궁합
조 은 미

바람 한 점 없이 햇살이 따갑다.
여름이라도 온 듯 벌써 낮의 열기가 후덥지근 하다.
소나기라도 한 차례 내려주면 좋으련만.
하릴없이 지키는 한낮이 어찌 이리 긴지!
졸고 있는 낮 그림자 따라 시간도 기어간다.

점심 때가 겹도록 배꼽시계가 기척이 없다.
혼자 먹자고 꿈지럭 거리는게 귀찮기는 하지만
내 건강을 내가 지켜야할 의무감에 늘어붙는 게으름을 떨치고 일어선다.
냉동실에 주언부언 잔뜩 있는 재료들도 혼자 먹자고 꺼내지지가 않는다. 누구라도 와야 내 엉덩이도 가벼워져 살랑거리는데 혼자라는 게 한없이 편하기도 하지만 우정 정신 차리고 다스리지 않으면 배곯기 딱이다.

손쉬운 게 상추쌈 싸는 일이라 텃밭에서 상추 한 소쿠리 뜯어다 씻는다.
내친김에 다시물 내어 된장 삼삼하게 풀고 청양고추 하나 뚝뚝 썰어넣고 상추 된장국을 끓인다.
한 웅큼은 썰어 부침가루 훌훌 뿌리고 물 조금 섞어 휘리릭 반죽하여 상추전 한 소당 부쳐놓고 초간장도 만들어 놓는다.
된장, 고추장, 매실청 잘 섞어 파, 마늘, 양념하여 참기름한 수저, 통깨 뜸뿍 뿌려 쌈장 한 종지 곁들여 놓고 나 홀로 먹는 혼밥이지만 어찌 그리 맛난지!
상추쌈을 한 쌈 크게 싸 쌈장 한 술 넣고 한 입 그득 우적거리며 씹는 맛이 얼마나 맛난지!
중간 중간 풋고추 쌈장에 찍어 와삭 씹는 맛이라니!
싱그러움이 목젖을 타고 흐른다.
절로 입맛이 돈다.
상추국도 말로만 듣다 오늘 처음 끓여보니 구수하고 시원한게 입에 착착 붙는 맛이 달다.
찬이 없는 밥상이라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행복 감이 가득 차온다.

쌈에는 쌈장이 전에는 초간장이 천하에 없는 궁합이다.
음식도 궁합이 맞으니 이리 입이 행복하다.
때로 상극인 음식도 있다.
장어와 복숭아, 토마토와 설탕, 오이와 무, 치즈와 땅콩, 홍차와 꿀등 같이 먹을 때 건강을 해치는 음식은 피하는 것도 지혜이리라.

옛날에 혼인할 땐 궁합을 꼭 맞춰보고 결혼들을 시켰다.
겉 궁합도 좋아야 하지만 실상 속 궁합이 좋아야 부부 금술이 좋다고들 한다.

어제 지방 선거에서 대폭 물갈이가 되었다.
보수를 대표하는 국힘당의 승리는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주어 안정된 국정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이 표심으로 나타난 결과 이리라.

이제 겉 궁합은 그런대로 맞춰진 모양새다.
새 출발하는 윤석열 대통령 정부에 거는 기대로 가슴이 부푼다.
우리도 국민과 하나 되는 찰떡 궁합의 대통령 한번 가져보면 좋겠다.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다 같은 국민이지 니편 네편 가를 일이 무엇일까?
보수, 진보를 아우르며 겉 궁합만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헤아려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속 궁합도 짝짝 맞는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 되시길 간절히 염원한다.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고 하지 않던가?
다소 부족하고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어도 지켜보며 사랑과 격려로 세워주고 국민이 먼저 하나 되어 우리 대통령을 존경하고 아껴주면 참으로 멋진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대통령이 바로 서면 우리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지 않겠는가?

이젠 남쪽 어느 지역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 편이라면 무조건 몰표를 몰아주는 그런 후진성에서 국민 스스로 벗어나면 좋겠다.
새 정부도 내 편 아니라고 버스러지는 그런 곳에 특별히 더 마음을 쓰고 다독거리는 지혜로 이제는 우리가 모두 하나로 화합하어 잘 할때는 칭찬을 잘 못할때는 회초리를 들어 국민을 무서워하는 리더쉽들을 국민들이 스스로 지혜와 힘을 모아 세워가야 하지않겠는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이승만 대통령 말씀처럼 진정한 하나됨으로 열강에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천생 연분의 부부연을 꿈꾸며 새 정부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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