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조 은 미 연일 장마비가 오락가락한다. 아침 나절 한 줄기 세차게 쏟아지더니 빗소리가 잦아든다. 대문 쪽으로 웃자란 풀들이 제 세상 만난듯 활개치고 너울 거린다. 햇빛 날 때는 더워서 풀 뽑기가 엄두가 나지않는다. 마른 땅에는 풀도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라도 하는지 뚝뚝 끊어지기만 할 뿐 뿌리를 뽑아내기가 힘들다.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경계를 푼 풀도 손만 갖다대면 쑥쑥 뽑힌다. 아직 비가 완전히 멈추진 않았지만 비를 기회 삼아 이녀석들 퇴치할 기습 작전에 돌입한다. 비를 맞지 않으려 피할 때는 우산도 쓰고 중무장을 하지만 비를 맞을 각오를 하니 비가 두렵지 않다. 옷이 다 젖으면 빨래 한 번 하는 수고로 족하다. 한 시간 반 여 줄기차게 녀석들과 씨름 하며 온 몸이 비에 젖었다. 얼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