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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위기를 기회로 조 은 미 연일 장마비가 오락가락한다. 아침 나절 한 줄기 세차게 쏟아지더니 빗소리가 잦아든다. 대문 쪽으로 웃자란 풀들이 제 세상 만난듯 활개치고 너울 거린다. 햇빛 날 때는 더워서 풀 뽑기가 엄두가 나지않는다. 마른 땅에는 풀도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라도 하는지 뚝뚝 끊어지기만 할 뿐 뿌리를 뽑아내기가 힘들다.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경계를 푼 풀도 손만 갖다대면 쑥쑥 뽑힌다. 아직 비가 완전히 멈추진 않았지만 비를 기회 삼아 이녀석들 퇴치할 기습 작전에 돌입한다. 비를 맞지 않으려 피할 때는 우산도 쓰고 중무장을 하지만 비를 맞을 각오를 하니 비가 두렵지 않다. 옷이 다 젖으면 빨래 한 번 하는 수고로 족하다. 한 시간 반 여 줄기차게 녀석들과 씨름 하며 온 몸이 비에 젖었다. 얼굴과..

'꽃신 신고 훨훨' 감상 후기

''꽃신 신고 훨훨' 감상 후기 조 은 미 지난 29일 지인의 초대로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꽃신 신고 훨훨'을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우리나라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국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국악과 친밀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서도, 경기, 남도 지방의 상여 소리를 한데 모아 무대 예술로 재 창조한 신선한 무대였다. 각 지방마다 상여 소리도 특색이 있었다. 상여 소리는 이 세상을 하직하며 상여가 나갈 때 상여꾼들이 망자를 위로하고 서로 흥을 돋구어 상여를 메는 힘든 작업을 격려하기 위해 불려졌던 노래이다. 민간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는 구성진 상여 소리를 한데 모아 지방의 특색을 비교해보고 소리 속에 녹아있는 각 지방마다 다른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감동이 머무는 언저리

감동이 머무는 언저리 조 은 미 사람에게 감동하는 특별한 순간은 오래 기억하고 싶어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6월 25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주일이다. 성당 다니는 절친 둘이 시골집에 다니러 왔다. 초등학고 동창인 구요비 주교께서 마침 미원 성당의 성당 승격 축하와 더불어 6. 25를 맞아 통일을 염원하는 특전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오신단다. 꼭 미사에 참석하고 싶다는 두 친구를 안내할 겸 오랜만에 주교님도 뵙고 싶어 성당 미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미사 분위기에 옷깃이 절로 여며진다. 동창 주교의 미사 집전 모습도 자랑스럽고 감동스러웠다. 미사 후 일일이 교우들을 배웅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자 하던지. 성자같은 삶을 살며 온 교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교를 친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