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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 소중함에 대하여

쉼, 그 소중함에 대하여 조 은 미 제주에서 맞는 주일이었다. 쉬는 것이 일과지만 매일 나가 돌아다니는 것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교회 다녀와서 만사 제쳐놓고 쉬기로 했다. 새벽부터 일어난 친구가 30여 분 넘게 혼자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늦게 예수를 믿었는데 늘 몸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산다. 평소에는 요양원을 방문해서 노인들을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다. 무연고 노인을 돌아가실 때까지 부모처럼 돌보기도 했다. 제주에 정양하러 와있는 중에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 간식해 먹이며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삶이다. 내 몸 아플 때는 남편 하나 건사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 부담을 아는지 온전히 혼자만의 휴식을 누리도록 배려해서 일 년씩이나 부인을 제주도로 정양 보..

사랑하며 사는 기쁨(제주 본태 박물관, 까멜리아 힐)

사랑 하며 사는 기쁨 (제주 본태 박물관, 까멜리아 힐) 조 은 미 날씨가 꾸물 거리는게 비라도 한바탕 쏟아질 것 같다. 오늘은 제주 한달 살이에서도 놓쳤던 본태 박물관을 찾기로 한다. 안덕면 산덕남로에 위치한 본태 박물관은 건축의 거장 안다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원주의 뮤지엄 SAN에서 그의 건축물을 접하고 감동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노출 콘크리트가 대리석처럼 우아한 느낌을 준다. 물과 빛과 자연이 어울어진 건물은 인간미가 있고 따뜻하다. 회색 콘크리트의 삭막함을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머물고 싶은 편안함이 있다. 본태 박물관은 우리의 전통과 현대 예술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전시 공간이었다. 5관으로 나뉘어진 전시실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과 따뜻한 인간미와 내면의 깊이가 느껴..

놀멍, 쉬멍 ( 큰 엉, 쇠소깍)

놀멍 쉬멍 ( 큰 엉, 쇠소깍) 조 은 미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웅크러든다. 제주 서귀포에서 1년간 휴양 삼아 머물고 있는 친구를 보러 가는 날이다. 11시 비행기지만 공항에서 느긋하게 기다릴 요량으로 서둘러 나선다. 김포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따끈한 카페라테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커피를 다 마시도록 뭉게지지 않는 하트 모양의 심장을 가슴에 채운다. 몽글 몽글 따뜻함이 피어난다. 아침부터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친구 모습을 그리며 마음은 더 먼저 제주도로 난다. 오랜만의 비행기 여행이다. 작년 이맘 때 한달 살이 제주도 추억이 새롭다.협재 해변의 시리도록 푸르던 바다빛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활주로를 미끄러져 이륙한 비행기가 구름 위를 난다. 햇솜을 펼쳐놓은 듯 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