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68

하모니카 가슴

하모니카 가슴 조 은 미 날씨가 제법 춥다. 올해 들어 첫 추위이다. 몸이 웅크러든다. 하모니카 수업이 있는 날이다. 집에 머물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나선다. 일단 나서면 활기가 생긴다. 하모니카 배운지도 햇수로는 몇 년이 지났다. 처음 배울 때는 하모니카 앞 뒤도 분간을 못했었다. 꾸준히 손을 놓지 않고 배우다 보니 이제는 제법 불고 싶은 곡을 악보 없이 불 정도가 되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 이라 하지 않던가. 무엇이건 시작할 때가 제일 빠른 때이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빈 자리가 많다. 적은 인원에도 열정을 다해 가르쳐주는 강사님이 고맙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연습했다. 벌써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어쩌면 이다지도 빠른지. 한 해를 마무리하며 후회보다는 열심히 ..

강낭콩

강낭콩 조 은 미 잿빛 하늘이 옥상 위에 걸렸다. 시나브로 싸락눈이 내린다. 비도 함께 내린다. 진눈깨비다. 쌓일 새 없이 눈이 녹는다. 함박 눈이나 펑펑 내려 쌓이면 좋으련만. 진눈깨비 내리는 날은 마음까지 우울하다. 모처럼 할 일 없이 한가해서 맛있는 것도 사먹고 영화라도 한 편 보러 나갈까 생각하다 진눈깨비 핑게대고 그만 주저 앉는다. 등어리에 자석이라도 붙었는지 소파가 자꾸 끌어당긴다. 점심 때가 겨웠다. 늦은 점심을 준비하러 일어난다. 엊저녁 부터 강낭콩을 물에 불렸다. 불린 강낭콩을 넣고 밥을 짓는다. 콩 익는 구수한 밥 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압력솥 불을 낮추고 뜸을 들인다. 그동안 햄을 넉넉히 썰어 넣고 김치찌개를 끓인다. 압력솥의 김을 빼고 뚜껑을 연다. 밥에서 기름기가 잘잘 흐른다...

인정의 꽃밭에서

인정의 꽃밭에서 조 은 미 어제 화단을 들이 받는 사고를 낸 후 빨리 복구해준 것이 고마워 카톡으로 감사 인사를 띄웠다. 이내 한번 찾아 오겠다는 답장이 왔다. 현관 벨이 울린다. 반갑게 문을 열고 보니 자주 보던 얼굴이었다. 구운 계란 한 판과 서리태 콩을 선물로 들고 왔다. 고쳐주는 걸로 끝내지 않고 우정 선물까지 들고와 미안 하다고 찾아온 마음이 예쁘다. 다치지 않은 게 고맙고 사고가 그만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서로에게 감사할 일이다. 금방 구워온 계란이 그녀의 마음처럼 따끈하다. 작은 마음 씀이 소중한 인연의 끈이 된다. 앞으로 서로 가깝게 왕래 하자 약조한다. 사랑이 담긴 선물이라 몇 알씩 건물의 세든 이들과 나눔을 한다. 작은 것이지만 함께 나누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택배 문자가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