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선물 조 은 미 사람이 목적없이 노는 것 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없다. 하루 종일 꼼짝 않고 소파만 지키고 있으면 영락없이 환자가 된다. 우리 나이는 딱히 큰 병이 없어도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게 일상이라 집에 있으면서 퍼지기 시작하면 없던 병도 생기기 마련이다. 갈 데 없으면 시장을 한 바퀴 돌더라도 움직여야 동티를 면한다. 매주 수요일은 하모니카 수업이 있는 날이다. 화장을 하고 외출복이라도 갈아입고 나서면 없던 힘도 생긴다. 조금 여유있게 도착하여 도로옆 공원 벤취에 앉아 하늘을 본다.유리 구슬 처럼 파란 하늘이 가을을 이고 있다. 휠체어에 따뜻한 햇살을 밀고 가는 노부부의 뒷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조금씩 물들어가는 나뭇잎들도 가을을 보듬고 있다. 느릿느릿 기어가는 시간 속에 나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