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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반납

고물 반납 조 은 미 새벽 바람에 오란다고 쫓아가는 열정이나 커피 향기 부드러운 카페에서 브런치 먹이고 점심까지 거하게 사주며 싫어말도록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고 그래도 헤어지기 서운해 우리집 까지 따라오는 친구의 열정이나 누가 우릴 70대라 할까? 마당도 초록이니 자연스럽고 전원에 어울리는 여유가 있어 좋다고 허리 핑계 삼아 한껏 마음을 누그러 뜨리며 그대로 살자 버려두었더니 온통 제 세상 만난 민들레와 잡풀이 기가 살아도 너무 살아 무슨 폐가처럼 마당이 빤한 데가 없고 발 딛기도 걸리적 거린다. 지나다 누가 대문 안이라도 들여다 보면 게으른 흉이나 잡히지 않을까 남사스럽고 민망해 허리 단도리 하고 한 판 혼구멍을 내주리라 벼른다. 요녀석들 결국 너무 설치니 그냥 참아넘기기엔 임계점에 다달아 팔소매 걷어..

사랑, 그 오묘한 신비

사랑, 그 오묘한 신비 조 은 미 며칠 한여름 못지않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어제 저녁부터 선들선들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바람에 흔들리며 사랑스런 몸짓으로 반응하는 나무처럼 오늘 아침 방짜 수저에 얼킨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며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서빙고 온누리 교회 부목사님으로 계시는 박목사님과는 남양주 온누리교회에서 1기 예수제자학교 훈련을 받으며 시작된 인연이 십사오년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한번도 공동체 담당 목사님은 아니셨지만 Jds를 졸업한 한참 후인데도 불구하고 남편이 병석에서 고통 가운데 신음하고 있을 때 그 바쁘신 와중에도 문병 오셔서 기도해주시고 남편을 하늘 나라 보냈을 때도 새벽같이 틈을 내어 한달음에 달려 오셔서 위로해주셨던 사랑을 오래 잊지 못한다. ..

은어들의 합창

은어들의 합창 조 은 미 5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삶의 족적이 그대로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이리라. 얼굴에 책임을 지기도 한참을 지난 70대 초반을 넘긴 나이에 서울교대 8회 총 동기 동창 50주년 졸업 기념 행사 모임을 그간 코로나에 묶여 미루고 못 모이다가 오늘서야 드디어 선릉역 상젤리제 웨딩 피에스타 홀에서 가졌다. 시간이 되자 훤하고 밝은 모습으로 함박 웃음을 띈 멋진 노신사 숙녀들이 들어서며 서로 얼싸안고 반긴다. 560 명 졸업생 중 140 명이 넘는 동기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는 가운데 모임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 입학할 때만 해도 선생 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부정적인 직업 의식의 측면도 많이 작용을 했겠지만 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