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살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산다는 것은 참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다.
엊그제 화개장터에서 친구가 사서 들려준 머위나물과 달래를 꺼내 놓고 어떻게 해야 더 맛날까 궁리를 해 본다.
머위는 옛날부터 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탁월하고 뿌리는 특히 기침, 가래가 끓는 폐 질환에 효험이 있어 민간 요법으로 애용 되어 오는 약용 식물이다.
혈액 순환, 몸속의 독소와 노폐물 배출의 디톡스 효능도 뛰어나다. 머위 줄기도 맛있지만 머위 어린 싹은 나물로, 큰 잎은 쪄서 쌈으로 먹으면 상추쌈 제껴 놓고 손이 가는 밥도둑이다.
머위 싹을 끓는 물에 적당히 무를 정도로 데쳐 고추장, 된장, 설탕, 식초, 마늘, 파, 참기름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통깨 술술 뿌려 한 입 간을 보니 쌉싸름한 뒷맛이 입맛을 개운하게 사로잡는다.
달래는 디포리, 표고버섯, 다시마 물 우려낸 육수에 된장 슴슴하게 풀어 달래장을 지지고 몇 가닥은 송송썰어 달래 간장에 파래김을 구워 한상 차리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친구의 사랑을 함께 씹으며 행복한 식탁에 감사와 고마음을 더한다. 서로의 사랑이 마음에 꽂혀 교감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부모 자식 간에도 부부 간에도 연인간에도 어느 쪽의 일방적인 해바라기는 마음의 상처가 된다. 특별히 상대에게 마음이 머물지 못하는 외사랑 일 때는 사랑이 고통이 되기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이 상대적이지만 언제나 저울추가 기우는 외사랑에도 변함 없이 완전하고 성실한 사랑으로 우리를 붙드시는 오직 한 분!
그 분의 사랑 앞에 불완전한 모든 사랑의 상처들이 치유함을 받는 평안에 감사한다. 머위 나물 한 접시 앞에 놓고 친구의 슬프고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 아픈 사랑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그래 아픈 외사랑일랑 이제 고만하고 사랑의 화살이 서로의 마음 안에 머무는 그런 우정으로 살아가자.
친구야 고맙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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