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조 은 미
그의 허리는 나의 어깨였다.
세월 따라 얹히는 책임의 무게.
한 번도 힘든 내색이 없으셨다.
퇴적 되어가는 시간 속에
어느새 머리에는 흰눈이 내리고
허리는 점점 굽어간다
삶의 무게에 눌려 척추가 무너져 내리던 날
하반신은 마비되어 덜렁거리고
한평 침대가 세상 전부인 줄 알고 이태를 사셨다.
그 강을 건너던 날
파리한 육쳬의 껍질만 남겨놓은 채
빙그레 미소 띤 얼굴로 훌훌 떠나셨다
가신 빈자리 메워지지 않는 허당
먹어도 허기가 진다
봄 바람은 부는데 시린 가슴은 무엇으로 데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