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를 보내며 조 은 미 장마 끝이 쇠심줄같이 질기기도 하다. 오늘도 뿌옇게 볼이 부은 하늘이 내려와 넙죽 엎드렸다. 나뭇잎조차 미동을 안 하는 걸 보니 바람도 아직 기침 전인가 보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다. 한차례 소나기라도 또 쏟아질 모양이다. 이런 날은 괜스레 마음도 몸도 가라앉는다. 소파에 심드렁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다가 창가 화분에 눈이 머문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건만 오늘 처음 보는 양 생경하다. 건성 지나칠 땐 보이지 않던 것이 자세히 보니 언제 명을 다했는지 다육이 하나가 말라 비틀어져 색이 바랜 지 오래다. 또 다른 다육이는 제 몸에 무겁게 조롱조롱 새끼를 달고 있다. 매일 보는 화분인데 이게 인제야 눈에 들어오다니! 사랑한다고 반려 식물로 곁에 두고 기르면서 그토록 무심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