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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이를 보내며

다육이를 보내며 조 은 미 장마 끝이 쇠심줄같이 질기기도 하다. 오늘도 뿌옇게 볼이 부은 하늘이 내려와 넙죽 엎드렸다. 나뭇잎조차 미동을 안 하는 걸 보니 바람도 아직 기침 전인가 보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다. 한차례 소나기라도 또 쏟아질 모양이다. 이런 날은 괜스레 마음도 몸도 가라앉는다. 소파에 심드렁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다가 창가 화분에 눈이 머문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건만 오늘 처음 보는 양 생경하다. 건성 지나칠 땐 보이지 않던 것이 자세히 보니 언제 명을 다했는지 다육이 하나가 말라 비틀어져 색이 바랜 지 오래다. 또 다른 다육이는 제 몸에 무겁게 조롱조롱 새끼를 달고 있다. 매일 보는 화분인데 이게 인제야 눈에 들어오다니! 사랑한다고 반려 식물로 곁에 두고 기르면서 그토록 무심할 수가..

돌아가는 여유

돌아가는 여유 조 은 미 지난 주 한창 휴가철 절정이라 1시간이면 족한 거리를 4시간이나 길에서 정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일어나는 길로 새벽같이 길을 나선다. 어찌 그리들 부지런 한지! 도로는 벌써 부터 차들로 넘쳐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끝도 없이 길게 늘어선 행렬이 굼뱅이 구르듯 꾸물거린다. 조짐이 불길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기어가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중간에서 서종 IC로 빠져나오는 우회길로 접어든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그제서야 한적한 구도로를 만난다. 굽이굽이 물안개 피어오르는 한강을 끼고 달리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서종에서 청평으로 이어지는 우회길은 봄이면 벗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이룬다. 군데군데 예쁜 카페도 많고 먹을 거리도 많아 쉬엄쉬엄 눈요기하며 ..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조 은 미 길거리를 걸으며 지나치는 쇼윈도에 비치는 내 모습을 바라보면 어깨가 구부정 해서 걷고 있다.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고 걸으려 애써 노력해 보지만 그 때뿐 어느새 다시 구부정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아도 너남직 할 것 없이 비슷한 모습으로 걷는 걸 보면 연식이 오래 되기는 한 모양이다. 유투브를 보다 보면 보기 싫어도 광고에 쉽게 노출이 된다. 워낙 호기심이 많아 가끔 그럴듯한 제품이 있으면 그것도 정보려니 싶어서 한번 쯤 눈여겨 보게 된다. 며칠 전 굽은 어깨를 교정해주는 꽤 그럴듯한 상품이 눈에 띄였다. 회전 십자형 스트레칭 봉이었다. 가격이 3만원대 후반에 이르렀다. 혹시나 쿠팡에서 같은 제품이 있나 싶어 검색을 해보니 12000 원대에 같은 제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