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등잔 밑이 어둡다

조은미시인 2020. 9. 10. 00:58

등잔 밑이 어둡다
조 은 미

나이 드니 부쩍 건망증이 심해지고 며칠전 기억도 가물거리는 때가 종종 있다.
지인이 항암과 치매예방에 좋다며 극구 권하길래 어렵게 비단풀 말린것을 구해 차로 달여 마시고 있다.

비단풀 이름만 들었지 본 일이 없어 어떤 풀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비단풀의 여러 효능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성질이 순하고 독이 없으며 항암, 항염, 항균, 지혈 작용이 뛰어나고 특히 치매나 감기에 좋고 진정 효과가 있어 각종 신겅질환과 통증을 다스리며 장염, 잇몸질환, 당뇨, 천식 , 각혈 에도 두루 쓰이는 거의 만벙통치 수준의 귀한 풀로 나와있다.

사진을 보니 세상에나 앞마당에 흔하디 흔하게 널려 왠수 여만을 대며 한여름 내내 뽑아 버리느라 지긋지긋하게 씨름하던 녀석이 그리 귀한 비단 풀이었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하나 그르지 않은 걸 실감한다.
진작 그리 좋은 줄 알았으면 말려서 약으로 쓰며 귀하게 대접했을걸.
일부러라도 심어서 가꾸어야할 귀한 것을 천덕꾸러기로 내몬 무지가 어이없다.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을 너무 흔해 귀하게 여기지 않고 그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늘 가까이 있어 무심히 대하다 떠나고 난 빈 자리에 비로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뒤늦게 깨닫고 후회 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지!
가지고있는 것에 자족하지 못하고 행복을 멀리서 찾으려는 어리석음을 다시 돌아보게된다.
내 가까이 무심히 지나친 소소한 것들에도 행복은 그렇게 숨어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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