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셀리의 법칙

조은미시인 2020. 10. 12. 21:16

셀리의 법칙
조 은 미

어느새 아침 저녁 바람이 선득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좋은 일이 생기더니 연이어 기분 좋은 일이 겹쳐 생긴다.

오후에 한참 비워둔 시골 집에 갈 요량으로 부지런히 볼 일을 보러 집을 나선다.
오랜만에 길 건너 긴고랑 카페 주인장과 눈이 마주쳐 수 인사를 나눈다.
잠깐 들어 오시라며 갓 볶은 커피를 갈아 내린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내온다.
늘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고마운 이웃!
커피 보다 더 따뜻한 가슴이 된다.

서둘러 도착한 아차산역 1번 출구 근처 바른훈 치과
반갑게 맞는 간호원부터 원장선생님까지 어찌 그리 친절하신지?
너무 고마워 멀쩡한 이라도 자주 보이러 오고 싶을만큼 기분이 좋다.
윈장님께서는 진료도 꼼꼼히 잘 보시지만 설명도 잘 해주시고 무엇보다 정직하고 착한 가격이 마음에 든다.
오늘도 가글 한 병을 손수 챙겨주시며 배웅까지 해주신다.
내 돈 버는 일이지만 진심을 다해
환자를 귀하게 대접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 감동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간절기 가을 코트 하나 보러 들어간 옷가게 !
점원이 얼마나 친절한지 요즘 같은 불경기에 깎아달란 말하기도 야박한 것 같아 부르는 대로 주고 나오려니 알아서 최대한 활인된 가격에 고급 스카프까지 알뜰히 챙겨준다.
어찌나 고맙던지!

기분 좋게 옷가게를 나오는데 며느리가 생글 거리며 전화를 한다.
지난 추석에 가져다준 화사한 노란 스웨터와 주황색 스웨터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팥떡만큼 칭찬하고 고마워하니 너무 좋아하는 내 모습이 좋아 어머니 더 멋쟁이 만들어드리려 준비했다며 예쁜 빨간 털코트에 치매에 좋다는 한약과 맛난 빵까지 고루 챙겨 한 보따리 안기며 감동을 시킨다.
너무 마음에 든다.
어찌 그리 내 취향을 잘 알고 고르는지!
걸쳐보니 몸에 잰듯 잘 맞고 10년은 더 젊어보인다
예쁜 짓만 골라 하는 며느리!
늘 어머니 어머니 하며 생글거리니 나도 뭐라도 더 챙겨주게 되고 절로 사랑스러워 입에 칭찬이 달라붙고 아껴주게 된다.
오랜만에 며느리와 데이트를 즐긴다.
가슴 가득 보름달이 뜬다.
참으로 고맙고 행복하다.

셀리의 법칙이 적용된 하루.
늘 긍정적으로 작은 일에도 감사하다 보면 계속 좋은 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가을이 담뿍 물들은 시골길을 달콤한 음악과 함께 달린다.
폐부 깊숙히 가을을 호흡한다.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여!
오늘 따라 석양의 노을 마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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