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서 소쇄원과 죽녹원을 돌아보고 누르스름하게 가을 빛으로 물들어가는 메타세콰이어
쭉쭉뻗은 아취길을 달리며 낭만에 젖어본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담양애꽃에서 맛깔스런 떡갈비 정식으로 입이 호사하고 나니 더이상 부러운게 없다.
여행에서 가격도 착하고 입맛에 맞는 맛집을 만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인 것 같다.
캔싱턴 리조트에서 여장을 풀고 두집이 준비해간 반찬으로 진수성찬 아침을 먹고 도시락까지 싸들고 뱀사골로 향한다.
육모정에 들려 춘향묘를 돌아본다.
남원의 자랑이고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버린 춘향
비록 시신이 없는 가묘이지만 양반사회를 풍자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백성들의 애환을 대변하며
여인의 정절을 지켰던 춘향의 고사는 오늘날 너무도 문란한 우리의 성문화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한다.
고개마루의 빨간 우체통이 너무 정겹다.
낙엽에 가을 편지라도 써서 그리운이들에게 보내고 싶어진다.
9마리 용이 내려와서 노닐었다는 구룡폭포 오르는 길 저만큼서 부터 들리는 물소리가 정신을 쇄락하게 한다.
나무사이로 솟구치는 흰 물줄기가 온갖 시름을 실어간다.
구불구불 정량치 오르는 길목 양쪽에 선지빛처럼 새빨간 단풍이 불탄다.
가슴도 불타오른다.
1100m 고지를 꼬불거리며 정량치에 오르니 손뻗으면 만져질것 같은 하늘이 어느새 뒤로 물러선다.
뱀사골 깊은 계곡에도 가을 색이 짙다.
맑디 맑은 계곡물에 산그림자 드리우고 가을이 산다.
돌아 내려오는 길에 화엄사를 향한다.
백제 성왕 22년 인도의 연기조사에의해 창건되었다는 화엄사 !
그 위용과 규모에 놀란다.
고즈녁한 산사에도 온통 가을이 내려앉았다.
세월의 무게가 주는 신비한 위엄에 불도가 아니라고 숙연해진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지리산 온천에서 고단한 몸을 담구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상쾌함!
오늘도 또 감사한 하루가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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