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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으면 하늘이 더 높고 넓게 보인다

누으면 하늘이 더 높고 넓게 보인다. 조 은 미 자가 격리가 해제되려면 아직 3일이 남았다. 그래도 생각보다 시간이 잘 간다. 어제보다 오늘 아침은 몸이 더 가볍다. 앉았다가 누웠다 하면서 보내는 일이 일과의 전부인 요즈음 주체할 수 없는 여유를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아무 생각 없이 누워 마냥 하늘을 바라본다. 앞만 보고 걸을 때는 안보이던 하늘이 어찌 이리 높고 넓은지. 모든 걸 내려놓고 누우니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연약해지는 순간에는 하나님도 더 가까이 계신다. 이렇게 수월하게 지나가게 하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외롭지 않도록 주변에 사랑의 울타리로 지켜주심도 감사하다. 쾌유를 위해 기도해 주는 지인들, 안부 전화 챙겨주는 벗들도 고맙다. 사랑의 꽃이 피는 꽃밭은 늘 따사롭다. 전화벨 소리가 울린..

불편한 동거

불편한 동거 조 은 미 불청객 코로나와 불편한 동거가 3일째로 접어든다. 나대다가 심기 건들여 큰 불똥이 튈까 겁나 얌전히 집을 지키고 있다. 자도자도 잠이 쏟아진다. 녀석도 산지사방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는지 그리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는다. 목이 쏘는 듯 아픈 것 외에 몸살처럼 온 몸이 늘어지긴해도 견딜만하다. 라게브리오 처방이 효과가 있는지 목의 통증도 조금 덜한 것 같다. 거실 창을 통해 만개한 벚꽃이 봄을 해산하느라 산통으로 헉헉댄다. 찌르르 진한 통증이 가슴을 훑는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가슴이 아리는 것은 무슨 심사인가? 환장할 봄이 타는데 바깥에 나갈 수 없는게 답답하다. 창을 활짝 열어젖힌다. 봄 내음 실은 바람이 상쾌하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을 것인가? 어제 택배로 받은 양지 머리와 꽈리 고..

코로나에게 고함

코로나에게 고함 조 은 미 코 막고 입 막고 3년이나 주눅 들어 살았으면 고만이지 무슨 심술로 마지막 떠나는 길에 다시 돌아서 얼굴을 들이미는지. 마음이 모질지 못해 문전 박대는 차마 못 하고 집안에는 들였으나 안방 차지 할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 말고 마루에 엉덩이나 걸쳤다 가기요. 내 두번 다시 당신 얼굴 보기 싫으니 숨소리도 내지 말고 없는 듯 다녀 가소. 한번은 어찌 속아 당신한테 잡혀 살았지만 코로나라면 나도 이골이 났으니 나를 회유할 생각일랑 접으시오.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 접수 했소. 한 발만 더 내디면 나 살고 당신 죽을 판이요. 얌전하게 있다 가기요. 뭐 좋다고 두 번이나 찾아 오는지. 어제 저녁부터 으슬으슬 춥고 목이 아프다. 어째 일어나는 것도 굼뜨다. 몸살이 왔나 싶어 상비약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