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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은 미 모처럼 한가한 토요일이다. 오래 못 다녀온 시골집에 다녀와야겠다 싶어 나갈 채비를 서두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 사모님, 좀 있다 사모님댁 집 보러 갈께요." 4층에 세든 임차인이 만기가 되어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잘 안나가는 4층 대신 궁여지책으로 2층 우리집을 전세 매물로 내놓았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은 탓인지 근 두달만에 처음으로 집 보러 온다는 반가운 소식에 흥분이 되었다. 나가려다 도로 주저 앉아 집안 청소를 시작한다. 현관과 화장실 그 외 눈에 띄지 않는 곳 까지 땀을 흘리며 대청소를 마쳤다. 주변의 가까운 기도 동역자들에게 오늘 계약이 성사되게 해달라고 급히 기도 부탁까지 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나 혼자 겪는 상황이 아니라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생각의 전환

생각의 전환 조 은 미 나이 들어가니 생일이 돌아오는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또 나이 한 살 더 들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 이 나이까지 무탈하게 지내온 은혜를 생각하면 감사하기 그지 없다. 전에는 설에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 더 먹는 치례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만 나이가 공용화 되니 생일이 지나면 나이 한살을 더 먹는다.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점점 일상 생활로 굳어지리라. 우리 나이 사람들의 대부분은 음력으로 생일을 쇤다. 한 껏 구정이나 추석등 명절을 제외하고 평소 양력을 주로 쓰다보니 바쁜 일상에서 아이들이 해마다 변하는 부모 생일 챙겨주기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물론 태어난 해의 음력 생일을 기준으로 실제 태어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할 수도 있..

3내려오는 길은 더 편안했다

내려오는 길은 더 편안했다 조 은 미 한 달에 한 번 대학동창들이 만나는 날이다 오늘은 남산 둘레길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 회현역 ㅣ번 출구 나와 12 정승 은행나무 밑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집합 시간에 늦지않으려고 서둘러 나선다. 어째 눈이라도 쏟이질듯 날씨가 잔뜩 흐렸다. 어느새 봄이 가까이 왔는지, 바람에도 봄 기운이 묻어난다. 약간 쌀쌀한 날씨지만, 뺨에 닿는 아침 바람이 상쾌하다. 중종조의 영의정을 지낸 정광필의 집터로 이후 400년 동안 12명의 정승을 배출한 명당 자리에 500년이 지난 은행 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자라고 있다. 서기어린 명당 자리에 우람하게 서있는 은행 나무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시간이 되니 하나 둘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든다. 명당터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인지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