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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 공모전 당선

까치밥 조 은미 아스라한 가지 끝 겨울 하늘 이고 홀로 남아 허기진 까치의 밥으로 선다 구순 아버지의 초점 잃은 눈 앙상한 손마디 칠순의 외딸이 까치밥 되어 아버지 곁을 다독이며 산다 [Web발신] [2024년 서울시 지하철 공모전] 시인시 선정작 발표 2024 서울시지하철 공모전 시인시 발표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제목이나 전화번호가 틀리면 문자 부탁드립니다. 담당자 : 이동원 010-5369-6225 까치밥 (사)국제펜한국본부 조은미 2024년 서울시 지하철 승강장 게시 위치는 별도 안내 예정이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2024년 서울시지하철 공모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 감사합니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 되었다고 오늘 메세지 받았네요. 2년 연속 당선 ㅎㅎㅎ 자랑하고 싶..

카테고리 없음 2024.07.31

여성 상위 허와 실

여성 상위 허와 실 조 은 미 아직 장마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생색내듯 햇볕이 반짝 난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운 걸 보니 어지간히 더울 모양이다. 온통 눅눅했던 거실 창문을 활짝 열고 햇살을 불러들인다. 폭염 주의보가 떴다. 일찌감치 밖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서 뒹굴기로 한다. 이런 날은 무언가 특별한 음식이 땡긴다. 유투브를 뒤적이니 먹음직스런 호박 구이가 눈에 들어온다. 마침 며칠 전 이웃에서 준 호박이 생각났다. 냉장고에 남은 야채들을 처리할 겸 호박 구이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가지, 피망 양파, 청양고추, 햄, 맛살, 파등 있는재료를 모아 송송 썰고 두부도 물기를 짜 으깬 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 후추 간을 해서 함께 볶는다. 호박은 반을 갈라 속을 파내고 배 모양을 만든다. 소금 한 ..

열매 없는 나무

열매 없는 나무 조 은 미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뜨락을 내려선다. 안개가 산허리에 걸렸다.새로운 생명이 잉태되듯 신비함이 감돈다. 숨이 멎을 듯햔 선경에 취한다. 뉘라서 이리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이런 환경을 값없이 누리게 하시는 그분께 진심으로 경이감과 감사가 솟는다. 아직 비는 부슬 거린다. 어젯 밤에도 바람이란 녀석 꾀나 해살을 놓았나 보다. 얼치기 농부를 만나 약 한 번 안쳐준 살구 나무에 그래도 용케 몇 알 달려 버티고 있더니 간밤 비바람에 그예 땅에 떨어져 널브러져 있다.. 제법 노랗게 익었다. 그나마 다른 해는 익기도 전에 다 떨어져 어떤 맛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땅에 떨어진 것이지만 익은 살구를 처음 보는터라 반가웠다. 얼른 한 입 깨물어 보니 달달하고 새콤한 맛이 얼마나 ..

봉숭아 꽃물을 들이며

봉숭아 꽃물을 들이며 조 은 미 장맛비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봄비처럼 보슬 보슬 내린다. 장맛비라면 으례히 주야장천 주룩주룩 쏟아지며 제발 그만 왔으면 하고 진저리를 칠만큼 내렸었는데 요즘은 순한 양이 되어 제법 귀염을 떤다. 간간히 쉬어가며 햇빛이 반짝 나기도하고 선선한 바람을 선사하는 아량까지 베푸니 숨겨진 속내를 알 수가 없다. 흐린 하늘이 언제 토라질지? 그네에 흔들리며 아리송한 회색지대에서 어정쩡한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를 해본다. 파크 골프 치느라 소홀했던 텃밭을 돌아보기로 한다. 주인 발소리가 뜸해진 틈을 타 풀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 촉촉해진 땅에 그악을 떨던 풀들이 얼마나 잘 뽑히는지. 한바탕 손끝이 자나간 자리엔 토마토, 가지, 고추가 얼굴을 내밀고 숨을 쉬며 허리를 편다. 화분에 ..

미역전을 부치며

미역전을 부치며 조 은 미 연일 비가 오락가락 한다. 이런 날 시간 보내기가 제일 어정쩡 하다. 잠깐 날이 개이는 듯 하여 파크 골프 연습장으로 향한다. 두어 바퀴나 돌았을까 갑자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냥 맞고 싶을 만큼 보드랍고 차가운 감촉이 자못 매혹적이다. 감기들까 후환이 두려워 옷자락을 붙잡는 유혹을 뿌리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친구가 올린 카톡에 눈길이 머문다. 미역전에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맛 있단다. 여러 재료로 전을 부쳐보았지만 미역으로 전을 부친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어떤 맛일까? 궁금증으로 당장 미역 몇줄기를 물에 담궈 불린다. 불린 미역 송송 썰고 양파, 당근 채쳐 넣고 빨간 청양고추 송송 썰어 부침가루 반죽에 부쳐보았다. 노릇노릇 구운 전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부스러기의 변신

부스러기의 변신 조 은 미 며칠 장마 끝에 해가 반짝 난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햇빛의 존재가 잠깐 자리를 비운 부재로 인해 더 없이 소중하고 고마운 생각이 든다. 뽀송한 아침 햇살에 찌뿌둥한 몸과 마음을 거풍 시키려 뜨락에 내려선다. 뺨에 닿는 바람이 상큼하다.신선한 아침 공기가 마음을 쇄락하게 한다. 며칠 전 가지치기한 정원의 나무들도 더 생기롭고 넉넉해보인다. 뜨거워지기 전 한 시간여 파크 골프 연습으로 땀을 흘리고 나니 시장기가 든다. 뭔가 입맛을 사로잡을 특별한 음식이 없을까?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다 놓친 야채들이 손을 기다린다. 엊그제 지인이 손수 농사지어 보내준 햇감자도 찡긋 윙크를 보낸다. 솥뚜껑 운전수 몇 십년인데 재료만 있으면 뭔들 못해볼까? 한 번도 안해본 레시피에 창의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