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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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미시인 2017. 4. 30. 11:15

 

현대시 해설'

 

조은미

 

봄은 바람을 타고 오나

얼었던 한강 물 풀리는 물결따라 오나

 

땅속 초록 풀잎이

가녀린 손 살며시 내밀고

나뭇가지마다 들어찬 연둣빛 수줍음

봄이 오는 길목

꼬리 달고 하늘 높이

연도 나네

두둥실 하얀 솜털 구름 밀고

울긋불긋 차려입은

환한 얼굴마다

이미 봄이 성큼 다가섰네.

 

[이해와 감상]

봄을 재촉하는 릴리시즘의 자연적 표현미

▲ 조은미 시인

조은미 시인이 새봄을 맞이하며 신선한 릴리시즘(lyricism/서정성)의 시정을 꾸밈없이 내추럴한 자연적 표현미로 형상화시키는 신춘 현대시의 해맑은 양태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오나/ 얼었던 한강 물 풀리는 물결따라 오나// 땅속 초록 풀잎이/ 가녀린 손 살며시 내밀고/ 나뭇가지마다 들어찬 연둣빛 수줍음”(1~2연) 넘치는 계절의 시적 베리에이션은 ‘봄날’ 서정의 한결같은 변주속에 이미지와 포름(forme)과 리듬이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면서도 그 저변을 흐르는 ‘새봄’이라는 계절적 테마가 변함없이 관류해 온다. 그러면서 주제 자체의 깊이와 번뜩임이 증폭되는 소박한 시민 의식을 바탕에 밀착 시키면서, 삶의 진실을 천착하는 화자의 선의식(善意識)이 자못 감칠맛나는 이미지를 형상화 시키고 있다.

나는 대학에서뿐 아니고 많은 시인들에게 릴리시즘의 중대성을 항상 강조해 오고 있다. 오늘의 시가 ‘노래’가 아닌 ‘이야기’로 자꾸만 전락하고 있기에.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현대시의 새로운 서정과 삶의 진실을 올바로 파악하며 성실하게 자기 세계를 개척하며 작업하는 조은미 시인을 당당하게 새로운 신서정(new-lyricism)의 시인으로서 평가하련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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