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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조 은 미 핸드폰이 고장났다. 테크노 마트 6층 삼성 서비스 센타를 가기 위해 나선다. 코로나 격리 해제 후 첫 외출이다. 햇살이 눈부시다. 거리의 사람들 옷 차림이 가벼워졌다. 온통 봄기운이 넘친다.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닌데 매장들마다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무료하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인들의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불경기를 실감 한다. 이 어려운 시기들을 모두 어떻게 견디고들 나가는지! 전문가 손이 가니 설정만 바꾸어도 금방 제 기능을 한다. 뭐든 열심히 익히고 배워야한다. 모른다고 멀리 하면 점점 더 우리같은 시니어 세대들을 설 땅이 없어진다.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자기 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 나선 김에 꽃바람을 맞고 싶어 잠실로 향한..

내일을 기다리며

내일을 기다리며 조 은 미 거실 창가의 벗꽃이 한껏 흐드러졌다. 몽글몽글 햇솜처럼 피어나는 꽃들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이 꽃들을 피우기 위해 겨울 내내 꽃눈을 감추고 모진 추위를 견뎌내며 기다렸으리라. 내일이면 드디어 코로나 자가 격리에서 해제되는 날이다. 가슴이 설렌다. 희망이 있는 기다림은 행복이다. 고난의 끝을 알고 기다리는 일은 기쁨이 배가된다. 우리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산다는 일은 얼마나 축복인가? 예고 없이 찾아 오는 불행도 감사할 일이다. 닥쳐올 불행을 미리 안다면 하루하루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자유를 구속당해보면 자유유의 소중함을 알게된다. 몸이 아파보면 우리가 평범하게 살던 일상이 귀한 축복임을 깨닫게 된다. 날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매일 무탈하게 살아간다는 일 자체가 기..

누으면 하늘이 더 높고 넓게 보인다

누으면 하늘이 더 높고 넓게 보인다. 조 은 미 자가 격리가 해제되려면 아직 3일이 남았다. 그래도 생각보다 시간이 잘 간다. 어제보다 오늘 아침은 몸이 더 가볍다. 앉았다가 누웠다 하면서 보내는 일이 일과의 전부인 요즈음 주체할 수 없는 여유를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아무 생각 없이 누워 마냥 하늘을 바라본다. 앞만 보고 걸을 때는 안보이던 하늘이 어찌 이리 높고 넓은지. 모든 걸 내려놓고 누우니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연약해지는 순간에는 하나님도 더 가까이 계신다. 이렇게 수월하게 지나가게 하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외롭지 않도록 주변에 사랑의 울타리로 지켜주심도 감사하다. 쾌유를 위해 기도해 주는 지인들, 안부 전화 챙겨주는 벗들도 고맙다. 사랑의 꽃이 피는 꽃밭은 늘 따사롭다. 전화벨 소리가 울린..

불편한 동거

불편한 동거 조 은 미 불청객 코로나와 불편한 동거가 3일째로 접어든다. 나대다가 심기 건들여 큰 불똥이 튈까 겁나 얌전히 집을 지키고 있다. 자도자도 잠이 쏟아진다. 녀석도 산지사방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는지 그리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는다. 목이 쏘는 듯 아픈 것 외에 몸살처럼 온 몸이 늘어지긴해도 견딜만하다. 라게브리오 처방이 효과가 있는지 목의 통증도 조금 덜한 것 같다. 거실 창을 통해 만개한 벚꽃이 봄을 해산하느라 산통으로 헉헉댄다. 찌르르 진한 통증이 가슴을 훑는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가슴이 아리는 것은 무슨 심사인가? 환장할 봄이 타는데 바깥에 나갈 수 없는게 답답하다. 창을 활짝 열어젖힌다. 봄 내음 실은 바람이 상쾌하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을 것인가? 어제 택배로 받은 양지 머리와 꽈리 고..

코로나에게 고함

코로나에게 고함 조 은 미 코 막고 입 막고 3년이나 주눅 들어 살았으면 고만이지 무슨 심술로 마지막 떠나는 길에 다시 돌아서 얼굴을 들이미는지. 마음이 모질지 못해 문전 박대는 차마 못 하고 집안에는 들였으나 안방 차지 할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 말고 마루에 엉덩이나 걸쳤다 가기요. 내 두번 다시 당신 얼굴 보기 싫으니 숨소리도 내지 말고 없는 듯 다녀 가소. 한번은 어찌 속아 당신한테 잡혀 살았지만 코로나라면 나도 이골이 났으니 나를 회유할 생각일랑 접으시오.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 접수 했소. 한 발만 더 내디면 나 살고 당신 죽을 판이요. 얌전하게 있다 가기요. 뭐 좋다고 두 번이나 찾아 오는지. 어제 저녁부터 으슬으슬 춥고 목이 아프다. 어째 일어나는 것도 굼뜨다. 몸살이 왔나 싶어 상비약을 찾아..

사랑, 그 신비

사랑, 그 신비 조 은 미 딸네 집에 급히 전할 물건이 있어 방문했다. 맞벌이 부부라 빈 아파트에 구름이가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구름이는 딸네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 이름이다.10 년 넘게 키우다 보니 식구나 마찬가지다. 외손녀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될만큼 크다보니 이 녀석이 집안의 재롱둥이가 돠었다. 딸, 사위는 자연스레 구름이 엄마 아빠가 되었다. 덩달아 나도 개 손주를 둔 할머니가 되었다. 얼굴도 귀염성 스럽게 생겼지만 하는 짓도 얼마나 영특한지 이 녀석을 보면 외손주를 보는 듯 반갑기 그지없다. 현관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가니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꼬리를 흔들고 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펄쩍펄쩍 뛰어오른다. 한참을 반갑게 짖어대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오랜만에 보는데도 제 식구를 알아보는 게 ..

뺄셈의 반전

뺄셈의 반전 조 은 미 관계에서 불안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상대를 믿지 못하고 불신을 가질 때이다. 사람을 믿지 못할 때 언제 상대에게 이용 당해 손해를 입게 되지나 않을까 늘 긴장하고 경계하게된다. 서로 신뢰 관계가 이루어질 때 그런 사람과의 만남은 행복하다. 사람을 믿고 마음을 여는 사이가 되면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여겨진다. 사람을 믿지 못할 때, 우리의 마음은 늘 불편하고 사람이 무서워지기도 한다. 밤중에 후미진 골목길에서 불쑥사람을 만나면 두렵기까지 하다. 불안한 상황에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든든하고 행복하다. 좋은 인간 관계의 가장 기본은 서로 신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상대에게서 무한한 신뢰를 받을 때 나의 행동 기준은 내 안의 양심이 잣대가 된다. 지금은 다들 먼저이..

마스터 키

마스터 키 조 은 미 밤과 낮이 똑 같다는 춘분이다. 완연히 봄 날씨다. 이런 날 집안을 지키고 앉았다는 건 날씨에 대한 모독이다. 테크노마트에서 만나 점심을 먹기로 약속한 친구에게 무조건 일찍 만나 교외로 나가자고 바람을 넣는다. 고속 도로가 한산하다. 잔뜩 봄을 머금은 햇살이 따뜻하다. 본능적으로 핸들을 몸에 익은 고향집을 향해 꺾는다. 마음 맞는 친구와 달리는 길에 까르륵 웃음도 같이 구른다 유명산 가는 길목 초등학고 남자동창이 운영하는 식당 느티나무 집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 전골로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손맛이 맛깔스러운 12가지 토속적인 나물 반찬에 입안 가득 행복이 씹힌다. 집에 가서 먹으라고 반찬까지 챙겨주는 부인의 친절과 배려가 더 없이 고맙다. 점심 후 세계적인 아름다운 교회로 몇 손가락..

사랑의 징검다리

사랑의 징검다리 조 은 미 아들, 며느리, 사위, 나까지 식구들 생일이 3월에 한꺼번에 오르르 몰려있다. 바쁜 일상 속에 자주 모이기도 번거로워 다 모이기 편한 지난 주말을 택해 합동 생일잔치로 생일 치레를 했기에, 정작 생일 당일은 나도 잊고 있었다. 아침부터 지인들의 생일축하 카톡을 빋고서야 오늘이 내 생일임을 실감한다. Sns 덕에 오래 소식이 뜸하던 지인들에게서도 축하 인사를 받으며 따스함 안에 머문다.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의 축하 인사에는 더 감동을 느낀다. 문인협회 전 이광복 이사장님 , 현 김호운 이사장님과 장호병 부이사장님의 축하 메세지를 받고 진심으로 감사했다. 공적으로 바쁘실텐데 음력 생일까지 축하해주시는 그 인간적인 배려와 따뜻함에 감동으로 가슴이 뭉클해진다. 여러분들에게서 생각지도 ..

카테고리 없음 2023.03.19

출구

출구 조 은 미 살다보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혀 미로를 헤멜 때가 있다. 내 힘으로 어째해 볼 도리가 없을 때 막막하고 속타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할까? 요즘은 집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의 수난 시대이다. 은행이자가 월세보다 높은 탓에 전세보다 윌세를 선호한다. 대부분 전세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집 주인들은 세입자가 나가겠다고하면 그 때부터 가슴앓이가 시작된다. 다음 세입자가 전세로 들어올 사람이 없으니 은행 대출이 안되는 집주인들은 피가 마른다. 402호 전세 세입자 만기가 바득바득 다가온다. 젊은 부부가 아파트 당첨이 되어 입주날을 받이놓고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주택 경기가 얼어붙은 탓인지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돌려줄 보증금이 준비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