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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보이지는 않는 것을 보며 조 은 미 며칠간의 서울 나들이에서 돌아왔다. 몇 차례 공식 모임에 참석하고 짬짬이 보고 싶은 이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관계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것 민큼 사람을 생기롭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묵은 인연들과 만나 나누는 정담이 가슴 속까지 푸근하게 한다. 오랜만에 딸네 집에서 묵었다. 아마 시집 보내고 처음인 것 같다. 서울에 살 때는 가끔 만나 식사하고 헤어지니 굳이 집에까지 가서 자고 올 필요가 없었다. 시골로 이사오고 나니 서울에 근거지가 없어졌다. 서울 오면 자고 가라는 곳은 여기 저기 많이 있다. 그래도 제일 만만한 딸네 집을 찾게 된다. 직장 나가는 딸에게 행여 부담이 되지 않을까 조심 스럽기는 하다. 나를 위해 끼니 걱정일랑 하지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이 사..

카르페디엠

카르페디엠 조 은 미 기다림이 있는 삶은 생기롭다. 설레이는 기대로 아침을 연다. 세컨 하우스가 있는 가평 집으로 며칠 전 이사를 하고 아직 짐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터다.어수선함을 밀쳐놓고 서울로 향한다. 서울 집에 이사 오기로한 전세 세입자는 11월 23일이나 되야 들어온다. 비어 있는 내 집에 들어가는 거라 날씨 추워지기 전에 서둘러 미리 이사를 마쳤다. 엊그제까지 살던 집인데 살림이 빠져나간 빈 집은 남의 집처럼 썰렁하고 낯설다. 남겨놓고 간 요와 이불을 펴니 그대로 잘 만은 하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내일 서울교대 8회 동기 모임에 참여하려는 열정이 있는 걸 보니 마음은 아직도 청춘임을 자위해본다. 같은 빛깔로 물들어 가는 편안함이 좋아 이 모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참석하게 된다. 얼굴만 스..

가을 속에 서서

가을 속에 서서 조 은 미 자연만큼 정직한게 있을까?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서 제 빛으로 익어간다. 모처럼 친구들과 가을 속에 서서 분주한 마음을 내려 놓는다. 깊이를 알수 없는 높아진 하늘을 가슴에 담는다. 평생을 함께 해온 벗들. 같이 있어도 늘 시린 그리움이 하늘에 걸린다.아름다운 동행에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 벗들이여! 우리 삶이 끝나는 그 모퉁이까지 잡은 손 놓지말고 서로의 위로가 되고 꽃이 되어 살아가자. Standing in the fall Eunmi Cho Is there anything more honest than nature? Autumn is quickly approaching and the colors are starting to come into their own. For the..

살 맛 나는 소식

[Web발신] 2023년 서울시 지하철 공모전에 당선되신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과는 내손안의 서울(https://mediahub.seoul.go.kr) 및 공모전용 홈페이지(www.subwaypoem.com)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선정작 지하철 승강장 게시 위치는 12월29일 문자메세지로 별도 안내 예정이오니 참고부탁드립니다. 2023년 서울시지하철공모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 감사합니다. 어제 지하철 공모전 당선 소식을 문자로 받았다. 얼마나 기쁘던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건 이렇게 사람을 살 맛 나고 생기롭게 한다. 드디어 내 시도 지하철 스크린에 걸리게 되었다. 그동안 시를 써온 보람이 느껴진다. 칭찬을 받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것을. 모쪼록 누군가를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말고 격려하며..

나의 이야기 2023.08.31

소확행

소확행 조은 미 뭔가 먹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아침 8시가 겨웠다. 어째 출출하다. 얼마 전에 지인이 직접 농사 지은 감자를 한 박스 보내주었다. 감자를 이용해 뭔가 새로운 먹을 거리를 만들어 보고 싶어 서둘러 일어선다. 감자로 할수 있는 요리는 다양히다. 오늘은 감자 피자를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감자 껍질을 벗겨 가늘게 채친 후 물에 살짝 담가 전분기를 빼낸다. 부침가루를 약간 뿌린 후 후라이팬에 바삭하게 구워낸다. 새우 가루와 스테이크 시즈닝을 훌훌 뿌리고 파슬리 가루도 조금 뿌려 구우니 풍미가 더해져 맛난 냄새가 난다. 피자 치즈를 올려서 전지 레인지에 2분 정도 구워낸다. 적당히 녹아내린 치즈가 보기에도 입맛을 돋운다. 도마도 케찹을 솔솔 뿌리니 상상 이상..

또 다른 아름다운 하루를 기대하며

또 다른 아름다운 하루를 기대하며 조 은 미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 된다. 더위에 헉헉댄다. 냉커피가 그리워 지는 계절이다. 같은 찬 커피인데도 얼음 가득 띄운 냉커피는 더위를 식혀 주지만 식어 버린 커피는 다시 입에 대고 싶지가 않다. 열정이 없는 삶은 식어 버린 커피와 같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때는 언제일까? 슬픔이나 기쁨에 무덤덤해질 때 , 어떤 것을 봐도 큰 감동이 없을 때, 도무지 먹고 싶은 것이 없을 때 우리는 내 안에서 노화가 진행 되고 있음을 느껴야한다. 차지도 덥지도 않은 모호한 태도는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아니다. 최소한 내 삶에 내가 끝까지 책임지는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 혼자 있을 때 외로움도 느끼고 누군가를 사랑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든..

위기를 기회로

위기를 기회로 조 은 미 연일 장마비가 오락가락한다. 아침 나절 한 줄기 세차게 쏟아지더니 빗소리가 잦아든다. 대문 쪽으로 웃자란 풀들이 제 세상 만난듯 활개치고 너울 거린다. 햇빛 날 때는 더워서 풀 뽑기가 엄두가 나지않는다. 마른 땅에는 풀도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라도 하는지 뚝뚝 끊어지기만 할 뿐 뿌리를 뽑아내기가 힘들다.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경계를 푼 풀도 손만 갖다대면 쑥쑥 뽑힌다. 아직 비가 완전히 멈추진 않았지만 비를 기회 삼아 이녀석들 퇴치할 기습 작전에 돌입한다. 비를 맞지 않으려 피할 때는 우산도 쓰고 중무장을 하지만 비를 맞을 각오를 하니 비가 두렵지 않다. 옷이 다 젖으면 빨래 한 번 하는 수고로 족하다. 한 시간 반 여 줄기차게 녀석들과 씨름 하며 온 몸이 비에 젖었다. 얼굴과..

'꽃신 신고 훨훨' 감상 후기

''꽃신 신고 훨훨' 감상 후기 조 은 미 지난 29일 지인의 초대로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꽃신 신고 훨훨'을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우리나라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국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국악과 친밀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서도, 경기, 남도 지방의 상여 소리를 한데 모아 무대 예술로 재 창조한 신선한 무대였다. 각 지방마다 상여 소리도 특색이 있었다. 상여 소리는 이 세상을 하직하며 상여가 나갈 때 상여꾼들이 망자를 위로하고 서로 흥을 돋구어 상여를 메는 힘든 작업을 격려하기 위해 불려졌던 노래이다. 민간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는 구성진 상여 소리를 한데 모아 지방의 특색을 비교해보고 소리 속에 녹아있는 각 지방마다 다른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감동이 머무는 언저리

감동이 머무는 언저리 조 은 미 사람에게 감동하는 특별한 순간은 오래 기억하고 싶어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6월 25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주일이다. 성당 다니는 절친 둘이 시골집에 다니러 왔다. 초등학고 동창인 구요비 주교께서 마침 미원 성당의 성당 승격 축하와 더불어 6. 25를 맞아 통일을 염원하는 특전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오신단다. 꼭 미사에 참석하고 싶다는 두 친구를 안내할 겸 오랜만에 주교님도 뵙고 싶어 성당 미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미사 분위기에 옷깃이 절로 여며진다. 동창 주교의 미사 집전 모습도 자랑스럽고 감동스러웠다. 미사 후 일일이 교우들을 배웅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자 하던지. 성자같은 삶을 살며 온 교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교를 친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