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또 다른 나를 찾아서

조은미시인 2022. 1. 27. 06:24

또 다른 나를 찾아서
조 은 미


젊을 때는 그리 시간이 빠르게 지나는 걸 실감하지 못했는데 나이들어보니 어찌 이리 시간이 빠른지!
70대는 7배속으로 달리는 것 같다.
그만큼 몸도 마음도 더 빨리 노화가 진행된다.
며칠 있으면 명절이 다가오는데 마음은 늘어지기만 한다.
이맘때면 식구들 먹을거라도 미리 장만하며 부지런을 떨었는데 올 설엔 그것도 귀찮아 명절 당일 모여 점심 한 끼 밥이나 같이 먹자 미리 오지도 말라 선을 그어주고 딸, 며느리 한테 음식 한 가지씩 해오라 이르는 게으름이 당연스럽게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참 하루가 다름을 실감한다.
어느새 몸 편한게 좋아질 만큼 나이를 느낀다.
몸 뿐만이 아니라 감성도 늙는지 등단 시인입네 익지도 않은 시자만 습작일 망정 왕성하게 다작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글 줄이 말라 거짓말처럼 시가 한 줄도 안써진다.
대단히 유명해서 나 하나 시 안쓴다고 국가적으로 손해날 일도 없고 개인적으로 낭패볼 일도 없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나를 볶지 않기로 느긋하게 마음 먹는다,
요즘은 조금이라도 늙음을 붙들어 매려 시를 쓰는 대신 시를 외우는 시낭송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열심히 몰입 중이다, 방향 전환은 얼마나 흥미로운지!
시간도 잘 가고 새로운 열정에 불타게 한다.
앞 줄 외우면 뒷 줄 까먹기 일쑤지만 그래도 수 없이 반복하다보면 아직은 외워진다는데 희열을 느낀다.
치매도 방지하고 늘 시 속에 시적 감성으로 살게 되니 그 또한 생각지도 못한 소득이다.

핸드폰도 산지 2년이 넘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 듯 하여 최신 폴더폰으로 바꾸고 열심히 적응 중이다.
무슨 상술인지 50인치 TV에 테블릿 PC까지 끼워주고도 요금이 쓰던 요금에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아 생전 처음 태블릿 PC로 글을 쓰고 있다.
그래도 이리 저리 궁리하며 누구 도움 없이도 새 기기에 필요한 앱을 다운 받아 쓰고 싶은대로 쓸 정도는 되니 이 또한 감사하다.
작은 화면에 쓰다가 태블릿에서 쓰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나이들어 가는거야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거스르며 즐겁게 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건강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색 떨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또 가까운 주변의 필요에 둔감하지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늘 감사와 웃음을 잃지말고 주변 정리를 잘 하며 항상 즐겁게 매사 연연하지 말고 아무 때고 부르시면 훌훌 털고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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