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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 사랑

얼치기 사랑 조 은 미 나는 내가 참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내 글이 진솔한 내 삶의 고백이고 나를 나타내는 얼굴이라 생각하며 글을 쓴다. 내가 쓴 글을 살펴보면 곳곳에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넘쳐난다. 그런데 과연 내가 글에서 나타낸 만큼 식물을 내 반려로 생각하고 사랑하는가? 자문해보며 그야말로 어설픈 사랑의 흉내만 내고 있음이 부끄러워진다. 한 달이면 반 이상은 외도로 집을 비우고 어쩌다 시골 집에 오랜만에 와도 눈 한 번 삐쭉 마주치고 무릎, 허리 핑계 삼아 하루에 한 번도 발그림자를 못하는 때가 많다. 옆집 젊은 안주인은 노상 호미를 들고 꽃밭에 살다시피 하면서 어디서 화초 몇 포기라도 얻어오면 마법사처럼 온통 식구들을 늘려 놓아 온 화단이 꽃 천지를 이루는데 나는 우정..

적당히의 미학

적당히의 미학 조 은 미 며칠 전 빈 집에 사람이 없어도 믿거라 소나무 전지를 부탁해 놓고 달라진 모습이 궁금하여 오전 일 보고 오후 5시가 겨웠는데 부지런히 채비를 차리고 시골집으로 달린다. 일주일 전 빨갛게 꽃망울이 졌던 작약이 그새 피었다가 졌나 싶어 마음이 더 바빠진다. 개화 시기가 짧아 작년에도 1년을 꼬박 기다렸던 꽃을 이렁 저렁하다 못 보고 놓쳐서 올해는 꼭 꽃피는 것을 보리라 작심하고 기다렸다. 단정히 이발한 소나무의 단아한 모습이 사랑스럽다. 주인이 없어도 정성스레 다듬어놓고 가신 남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앞마당과 잔디밭은 며칠 돌보지 않은 표가 여실히 드러난다. 마누라 뇌두고 몰래 만나는 애인하고 세컨 하우스는 생기는 날 부터 근심 덩어리라 하던가? 그새 마당의 풀들은 성클하니..

계간문예 제 15차 인문학 기행을 다녀와서

계간문예 제 15차 인문학 기행을 다녀와서 조 은 미 계간 문예에서 지난 5월 21일 코로나 이후 중단되었던 문학기행을 봉화, 영주 일원으로 다녀왔다. 참으로 오래만에 갖는 대면 행사였다. 그간 뵙고 싶었던 분들과의 해후가 여간 반갑지 않았다.계간문예 문학기행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주최측의 기획으로 늘 행복하고 만족한 여행이기에 공고가 나자마자 지원자가 금방 마감이 될 만큼 인가가 있다. 공고가 뜨자 마자 즉석에서 예약해놓고 기다리던 중 다리가 갑자기 불편해져 못간다고 통고해 놓고 적잖이 서운했었는데 다행히 금침을 맞고 예후가 좋아 다시 참석하기로 하고 내심 괜찮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오래 버스를 타고 곧 많이 걷는 강행군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