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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누릴 줄 아는 지혜

현재를 누릴 줄 아는 지혜 조 은 미 남편 생전에 부부 모임에서 알게된 오래 된 인연으로 남편 친구 부인인 또래의 그녀와 원래 내 친구 인 것 처럼 무람없이 친해져 서울을 떠나 양평 근교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는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언제부터 한 번 들려봐야지 벼르기만 하다가 오늘 드디어 서울 오는 길에 느닷없는 방문으로 반가운 해후를 했다. 미리 간다고 하면 손님 치레 하느라 번거롭게 할 것 같아 차만 한 잔 간단히 하고 올 요량으로 마음 먹은 김에 떠나기 임박해 전화를 하고 주소를 찍고 나선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낯선 길도 잘 찾아다닐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아침이라 양평으로 이어지는 유명산 산간 도로는 그야말로 한가하기 그지없다. 멋진 드라이브의 낭만을 즐기며 카르페디엠의 행..

서로의 의미가 되어 사는 행복

서로의 의미가 되어 사는 행복 조 은 미 오늘이 어버이 날이다. 식당마다 부모님 모시고 나와 가족 단위로 식사하는 팀으로 차고 넘친다. 이런 날은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 우정 시내까지 나가서 엄마가 좋아하시던 한련화 몇 분을 사다가 제일 잘 보이도록 화딘 중앙 양지 쪽에 심는다. 내게 한련화는 그냥 꽃이 아닌 또 디른 의미로 다가온다. 마치 엄마를 보듯 보고 또 보고 한다. 액면 가치로 치면 불과 몇 천원에 불과 하지만 내겐 더 없이 소중하고 사랑스런 꽃이다. 한련화가 다른 꽃 보다 유독 예뻐서가 아니라 특별한 의미로 내 안에 사니 이미 꽃의 외양이 얼마나 예쁜지는 호불호의 대상이 아니다. 엄마가 좋아 하시던 꽃 이기에 무조건 내게 최고의 꽃이 된다. 자식이 부모에게 그렇다. 내 배 아파 난 ..

어버이날을 보내며

어버이날을 보내며 조 은 미 지난 5일 어버이날 치례로 막히는 교통 체증을 뚫고 아이들이 미리 와서 푸짐하게 용돈도 챙겨주고 오랫만에 식구들이 모여 집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다녀간 끝이라 기다릴 사람도 없는데 왠지 하루 종일 허전함과 까닭 없이 가슴 한 쪽이 비어오는 아릿함으로 서성댄다. 어버이 날이 다가오니 두 분의 부재가 주는 빈자리가 왜 이리 큰지! 가슴이 텅 비어오고 갑자기 몰려오는 외로움으로 혼자 지키는 집이 적막하기까지 하다. 저녁답이 겹도록 얼씬 거리는 사람 하나 없어 동네 개마저도 짖지 않으니 온 세상이 쥐 죽은 듯 고요하다. 집에 시계가 없어 나 낳은 시도 정확히 모르지만 추운 겨울 밤 외할아버지 말 갔다 오실 때 태어났다니 오후 9시경은 되지 않았을까? 6.25 전쟁 중이라 미역 한 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