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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감사하며

은혜를 감사하며 조 은 미 태생이 약삭바르지 못해 남들은 아파트를 몇 번씩 옮기며 뻥튀기를 할 때 지금은 황금 싸라기 노른자땅으로 변한 잠실 5단지를 근 40 여년 전 2800만 원에 팔아 중곡동 구석 단독주택으로 배나 가까이 보태 이사한 후 오늘 현재까지 이 골짝을 벗어나지 못하고 붙박이 토박이가 되어 살고 있다. 지금은 이 집 팔아 그만큼을 더 보태도 잠실 5단지 아파트를 감히 들어가 살 엄두를 못낼 만큼 격세 지감이 느껴지지만 그동안 건강하고 빚 안지고 이만큼이라도 살만하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까? 시어른 2분, 아픈 시누이, 친정 부모님, 말썽 많던 입양아 동생, 우리 4식구까지 8식구가 이 집에서 벅적대며 반생을 아무 탈 없이 살아 왔다. 비록 시절을 거스르며 재테크에는 빵점이었을지 몰라도 무..

한 끝 차이

한 끝 차이 조 은 미 남으로 난 거실 창의 가로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북쪽의 가로수 벚꽃은 꽃몽울이 아직 필동 말동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햇살 한 끝이 마주 보고 서 있는 같은 벚나무인데도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예외 없이 그렇다. 하다못해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도 큰 것 가지고는 서로 선후가 분명하고 경계가 확실하니 다툴 일이 없지만 작은 것 하나에 정이 나기도 하고 서로 서운해 담을 쌓고 웬수가 되기도 한다. 작은 배려가, 작은 사랑의 표현이 관계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한다. 시골 집에도 골이 깊어 봄귀가 더딘지 온천지에 개나리, 벚꽃이 늘어졌는데도 햇살 한 끝 모자라니 아직 가슴을 열기엔 때가 이른 것 같다. 오늘 텃밭에 상추, 쑥갓. 아욱, ..

서로 사랑하는 기쁨

서로 사랑하는 기쁨 조 은 미 살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산다는 것은 참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다. 엊그제 화개장터에서 친구가 사서 들려준 머위나물과 달래를 꺼내 놓고 어떻게 해야 더 맛날까 궁리를 해 본다. 머위는 옛날부터 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탁월하고 뿌리는 특히 기침, 가래가 끓는 폐 질환에 효험이 있어 민간 요법으로 애용 되어 오는 약용 식물이다. 혈액 순환, 몸속의 독소와 노폐물 배출의 디톡스 효능도 뛰어나다. 머위 줄기도 맛있지만 머위 어린 싹은 나물로, 큰 잎은 쪄서 쌈으로 먹으면 상추쌈 제껴 놓고 손이 가는 밥도둑이다. 머위 싹을 끓는 물에 적당히 무를 정도로 데쳐 고추장, 된장, 설탕, 식초, 마늘, 파, 참기름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통깨 술술 뿌려 한 입 간을 보니 쌉싸름한 뒷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