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며 조 은 미 뒤뜰에 나가니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작년에 심었던 튤립과 수선화도 죽었는 줄 알았더니 겨울을 견뎌내고 초록 얼굴을 내밀면서 어느새 제법 자라 곧추서서 반긴다. 심지도 않은 개불알꽃과 초롱꽃, 망초순들도 서로 경쟁하듯 제 영역을 넓히며 땅따먹기 하고 있다. 생명의 신비여! 위대하신 정원사의 은총이여! 숨을 크게 쉬어본다. 정겨운 흙냄새에 묻어 사작에서 밀려오는 봄기운이 느껴진다. 미리 남녘의 꽃바람을 가슴 시리도록 맞고와서인지 내 안에도 봄이 가득 찼다. 더부룩한 머리까지도 무겁게 느껴져 미용실에 들려 겨울을 잘라낸다. 돌돌 잘려나가는 머리칼에 묵은 텁텁한 기분을 털어내고 상큼한 봄을 머리에 얹는다. 한결 마음이 상쾌해지고 가벼워진다. 계단 구석에 자리를 지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