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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이 달콤함에 감사히며

자유! 이 달콤함에 감사하며 조 은 미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 서울의 거실에서 내다 보이는 창밖 풍경은 주변이 온통 답답하게 막아서는 건물 벽만 보여 그런지 생각도 막히고 몇일 지나면 답답함이 목에 차 어딘가 훌쩍 떠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시골에 오면 열린 공간이라 아무것도 안하고 창 밖만 바라봐도 가슴이 뚫리고 보이는 모든 것에 사랑과 애정이 생긴다.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니 매일 같은 사물을 봐도 다르게 느껴지고 각각 제 나름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반응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생기가 느껴진다. 늘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까닭이리라. 시골에 오면 몸도 마음도 깨어나 바지런해진다. 구석구석 둘러보니 지난 여름 먹다 놓친 감자가 곧 많이 굴러다닌다. 더러는 싹이 나기 시작했다...

김밥을 말며

김밥을 말며 조 은 미 봄이 고개 내미는 3월에 때 아닌 폭설이 퍼붓는다. 어젯밤부터 가만히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젠 완전히 함박눈으로 변해 하늘에서 떡가루를 쏟아붓듯이 난분분하다. 소나무도 무겁게 얹힌 눈을 버텨내려 용을 쓰고 있다. 10 cm는 족히 되게 쌓인 눈 속에 갇혀 노란 금계국 꽃차 한 잔 받쳐들고 현란한 춘설의 춤사위에 빠져든다. 적막과 고요가 나래 펴고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몽실몽실 피어난다. 점심 때도 겨웠다. 아이 서는 임산부처럼 갑자기 김밥이 눈앞에 아른 거린다. 부랴부랴 냉장고를 터니 이것저것 김밥거리 구색이 갖춰진다. 계란 지단도 부치고 어묵, 새송이버섯도 썰어 볶고 시금치 대신 참나물도 몇줄기 데쳐 무치고 불고기 재웠던 것도 볶고 빨간 피망도 볶아 놓는다. 아뿔사 제일 ..

춘설 속에서

춘설 속에서 조 은 미 어제 아침부터 볼이 부어 입이 댓발이나 나왔던 하늘이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밤새 비밀스럽게 사설을 풀어놓기 시작하더니 밤이 새도 그칠 기색이 없다. 온 천지를 덮고도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열린 입은 닫힐 줄 모르고 여전히 소리 없이 하얗게 재가 된 마음을 쏟아 놓는다. 그래 참았던 네 속이 얼마나 탔을까? 한나절 쏟고나니 그래도 반 분이나 풀렸는지 뚫렸던 구멍이 막히고 하늘이 제대로 올라 붙는다. 낯빛도 밝아져 계면쩍은 듯 앞산에 짐짓 안개 마져 둘러치고 제 모습 애써 감춘다. 그려 속터질 땐 춘삼월이 대수랴! 참는다고 능사는 아니지. 세상 되어 가는 꼴이 하도 같잖으니 그냥 속 터지는 맘 풀어놓고 싶었는가 보다. 온갖 추악한 것 다 감추고 다시 그려 보고 싶은 세상! 하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