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 속에서 조 은 미 어제 아침부터 볼이 부어 입이 댓발이나 나왔던 하늘이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밤새 비밀스럽게 사설을 풀어놓기 시작하더니 밤이 새도 그칠 기색이 없다. 온 천지를 덮고도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열린 입은 닫힐 줄 모르고 여전히 소리 없이 하얗게 재가 된 마음을 쏟아 놓는다. 그래 참았던 네 속이 얼마나 탔을까? 한나절 쏟고나니 그래도 반 분이나 풀렸는지 뚫렸던 구멍이 막히고 하늘이 제대로 올라 붙는다. 낯빛도 밝아져 계면쩍은 듯 앞산에 짐짓 안개 마져 둘러치고 제 모습 애써 감춘다. 그려 속터질 땐 춘삼월이 대수랴! 참는다고 능사는 아니지. 세상 되어 가는 꼴이 하도 같잖으니 그냥 속 터지는 맘 풀어놓고 싶었는가 보다. 온갖 추악한 것 다 감추고 다시 그려 보고 싶은 세상! 하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