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까며 조은 미 얼마 전 초등학교 절친이 떨어진 아람을 많이 주웠다며 되가웃 실히 되는 밤을 나누어 주었다. 한가하게 앉아 밤을 쪄먹을 여유가 없어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오늘서야 꺼내 찐다. 찬물에 한시간 정도 불렸다 센불에 20 분가량 삶아 뚜껑을 열지 말고 10분 쯤 뜸 들인 후 찬물에 씻어 건지면 밤 껍질이 호르르 잘 까진단다. 하라는대로 했더니 단단한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가시로 철갑을 두르고 단단한 껍질로 싸는 것도 모자라 속 껍질까지 까실하게 무장한 밤을 삶아 까놓으니 포근포근한 노란 속살이 얼마나 고소하고 맛나던지. 잇새에 씹히는 고소한 밤 맛에 친구의 사랑도 고소하게 씹힌다. 밤을 까며 이런저런 생각이 스친다. 때로 밤송이처럼 까실한 사람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 밤 껍질처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