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감사 조 은 미 한참 비워놓았던 시골 집에 구정 전 성묘 다녀오는 길에 잠깐 들렸더니 아뿔사 수도가 얼었는지 물이 안나왔다. 오래 머물 형편도 못 되고 명절 밑에 다 휴무니 누구를 불러댈 형편도 아니라 명절 지난 뒤 처리하기로 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돌아나오며 더 곤란한 큰 일로 번지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보일러 동파로 이어져 큰 낭패를 당한 경우를 가까운 친구에게서도 들은 터라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으나 어쩔 도리가 없어 무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고 오늘 서둘러 시골 집을 찾았다. 차창가로 따라오는 햇살이 얼마나 따뜻한지! 잔설이 남아있는 도로가 아직 겨울임엔 분명한데 곳곳에 봄이 곧 터져나올 듯 따사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허기사 내일이 벌써 입춘이니 이제 동장군의 기세도 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