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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와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와서 조 은 미 주일 예배를 다녀오면서 텅 빈 오후를 맛나게 요리할 거리를 찾는다. 며칠 전 여고 단톡방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온 친구가 올린 영화 정보를 보고 한 번 가봐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주일 오후 시간을 영화 감상에 몰빵 하기로 하고 강동 메가박스로 향한다. 나이 들어가면서는 혼자 잘 놀 수 있어야 덜 외롭다. 모처럼 여유로운 오후 화진포 명태 막국수로 에피타이저를 즐기고 영화관에 들어선다. 세상에! 관객이라곤 뒤쪽에 앉은 한 커플을 제외하곤 나 한 사람 뿐이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이름도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처음 시도한 뮤지컬 영화로 79회 골든 글러브상 3관왕을 거머진 유명세가 붙은 영화라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낯익은 제목의 이 영화는 1..

똥줄 타던 날

똥줄 타던 날 조 은 미 몹시 힘이 들거나 마음을 졸이는 일을 만났을 때 점잖은 말은 아니지만 뚱줄이 탄다는 표현을 쓴다. 곤욕스럽고 난감한 일에 직면했을 때 이 처럼 적절하고 실감나는 말도 없을 것 깉다. 참으로 십년 감수하며 똥줄이 탓던 엊그제 일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머리끝이 쭈뼛 설 것만 같다. 강릉 다녀오던 날 오후 3시는 되어 서울 에 도착했다. 서울 집으로 보내야할 택배가 착오로 시골집 주소로 배달이 되어 오래 되면 상할 것같아 5시는 넘어 택배 단도리를 하러 시골집을 다녀와야겠다 싶어 집을 나섰다. 20여분 쯤 달렸을까? 해가 짧아 그새 어둑어둑해진다. 경춘 고속도로 접어들어 2차선을 달리고 있었는데 차에 빨간 Stop 경고등이 켜지더니 엔진 점검하라는 싸인이 뜬다. 무슨 일일까 염려는 되면..

유산 상속

유산 상속 조 은 미 아버지께서 워낙 욕심 없이 사셨던 분이고 사망 신고 한 장으로 이 땅에 오셨던 한 생이 깨끗이 정리된 터라 뭔가 따로 상속 받을 유산을 기대할 것도 없었지만 이말무지로 금융 조회를 신청해 놓았더니 딱 한 군데 미래에셋 증권에서 잔고가 있는 구좌가 있다는 회신 문자를 받았다. 아버지 일상 생활 은행 관계는 입원하신 후로 내가 관리해오던 터라 나도 모르는 통장이 있었다니 자못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기대로 가족 관계 증명서를 발급 받아 방문해서 알아보니 200원의 잔고가 있단다. 혹시나 했던 기대에 실소를 금치 못하며 잔액을 찾겠느냐는 직원의 물음에 됐다고 돌아서는 스스로의 모습이 얼마나 열적은지 아버지의 빙그레 웃으시는 모습을 떠올리며 한바탕 혼자 큰 소리로 웃어본다. 그리고 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