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524

감자 피자

감자 피자 조 은 미 솥뚜껑 운전수 졸업한지도 오래되고 혼자 입 호사하자고 뭐 푸지게 만들어 먹기도 일이어서 바깥에서 대충 때우기 일쑤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핑계 삼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 부엌과 친하게 된다, 이것도 일이 되면 힘들고 따분하겠지만 놀이가 되면 이보다 재미있고 생산적이고 행복하고 시간 잘 가는 놀이가 없는 것 같다. 오늘 소꼽놀이 주제는 감자 피자이다. 유투브 선생님 모시고 따라해 본다. 중감자 6개쯤 삶아 소금 좀 넣고 으깨 후 박력분 밀가루 2컵을 넣어 잘 치대어 반죽한다.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도우 반죽을 얇게 펴 놓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약불에 은근히 익혀내면 치즈가 녹으면서 멋진 피자 한 판이 완성된다. 비쥬얼과 냄새는 그럴 듯 하다. 기..

감자 호떡

감자 호떡 조 은 미 감자 호떡?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동한다. 감자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한껏해야 찌거나 볶거나 졸이거나 전만 부치는줄 알았더니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요리 법이 있어 맛이 어떨까 기대되고 감자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새로운 건 한번 따라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뭔가를 향한 도전은 삶을 생기있게 한다. 중간 크기 감자 3개를 씻어 껍질을 벗겨 깎뚝 썰기로 썰어 뚜껑을 덮고 10 분정도 전자레인지에 익힌 후 절구에 설탕 , 소금 조금 넣어 으깨 놓는다. 으깬 감자를 동그랗게 손바닥으로 굴린 다음 속에 모짜렐라치즈와 게맛살 아니면 햄쪼가리라도 있으면 다져 소를 넣고 납작하게 만들어 중불에 기름 두르고 후라이팬에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면 감자 호떡이 완성된다...

감자채 전

감자채 전 조은미 감자가 제철이다. 감자는 천연 인슐린인 인누린이 풍부하여 혈당을 낮추고 땅속의 사과라 할만큼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노화방지,미백효과등 피부미용에 좋고 칼륨 성분이 함유되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단다. 또한 감자 생즙은 위점막을 보호하고 소화에도 좋으며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이 있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호과가 있단다. 다만 싹이 날때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생겨 반드시 싹을 도려내고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장이 나쁜 사람은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거의 식사 대용식품으로 각광받는 감자에 대해 다시 살펴보며 얼마 전 농사 지은 감자를 1박스 보내주신 이모님의 정성을 생각하며 썩히지 않고 알뜰히 잘 먹어보려 이것저것 유투브에서 감자요리를 뒤적인다. 오늘..

행복하게 하는 것들

행복하게 하는 것들 조 은 미 어디선가 친구가 많은 사람이 오래 산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재테크라는 말과 함께 우테크라는 말도 요즘 심심치 않게 회자된다. 우리 나이 되고 보면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더욱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 자식도 떠나고 부모도 돌아 가시고 때로 배우자도 빈 자리에 그래도 마지막까지 동행하며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건 친구밖에 없는 것 같다. 살아 오는 과정에 이런 저런 인연으로 가까운 친구들이 생기지만 여고 때 친구들은 한창 감수성 예민 할 때 함께 공유했던 추억들이 있어 특별히 더 정스레 다가온다. 실상 여고 때 같은 반을 했었어도 별반 이야기도 못해본 친구들인데도 지난 50주년 졸업 기념동창회에서 처음 만나 반창회라는 명목으로 뒤늦게 새로 만나기 시작한 모임..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조 은 미 아침부터 가만가만 가랑비가 내린다 앞 산 패인 젖가슴 골을 타고 운무가 피어오른다 보일듯 말듯 가려진 속살! 신비함의 황홀경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뜨락에 가득찬 생기로움. 초록은 더욱 푸르고 빗방울 머금은 장미는 더욱 붉다. 아름다운 적막이 가져다주는 고즈녁함을 모짤트 바이올린 콘첼토 3번에 싣는다. 약간은 쓸쓸한 외로움에 따라 붙어 한 가닥 느껴지는 허기. 이웃집에서 갓 따서 가져온 애호박과 며칠 전 친구가 가져다 준 감자 송송 채치고 밭의 가지도 채썰어 매콤한 청양 고추와 고소한 건 새우 한 줌 넣어 전을 부친다. 자글자글 기름에 전이 익는 소리가 적막을 깬다. 채치고 버무려진 사랑이 노릇노릇 익어간다 고소한 내음이 가슴을 채운다. 기름이 자르르 도는 전을 접시에 받쳐 한 입..

사랑은 감자를 타고

사랑은 감자를 타고 조 은 미 멀리 집을 나갔던 개가 다시 집을 찾아오는 것은 귀소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나이 들수록 고향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귀소본능의 발로 이리라. 고향이라는 곳은 언제나 배냇적 자궁처럼 늘 편안하고 머물고 싶은 곳인 것 같다. 나도 아주 낯모르는 고장이 아니고 고향이라 그런지 시골 살이가 그리 적막하고 팍팍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 중 토박이로 고향을 지키고 사는 초등학교 동창들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젊었을 땐 외지에 나가 살다가 은퇴 후에 다시 고향을 찾아 귀농해서 사는 친구들도 곧 여러명 된다. 그래도 아쉬운 때는 고향 친구들 덕을 톡톡히 보게 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만만하게 부탁도 하게된다. 며칠 전 내 블로그에 감자 댓개 캐서 신기하고 ..

기와집 생일잔치

기와집 생일잔치 조 은 미 어렸을 때 어른들 생신이면 이웃을 다 불러 조반을 함께 먹고 동네 잔치를 치르던 기억이 난다. 생일 뿐이던가 제사 지내고 나면 제삿밥도 집집마다 돌리는 풍습이 있어 누구네 제사라면 잠도 자지 않고 제삿밥을 기다리던 생각이 난다. 총기 좋으신 외할머니께서는 동네 생일이며 제삿날, 잔칫날들을 환히 꿰고 계셔 떡 해갈 집 술 해갈 집을 일일이 챙기시곤 하셨다. 동네가 모두 한 식구 처럼 지내며 그야말로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서로 격의 없이 지내던 시절 그래서 이웃 사촌이라고 멀리 사는 친척보다 이웃하고 가깝게 혈육처럼 지내는 게 우리네 인심이었다. 오늘은 기와집 바깥분 생일이라 수므명 남짓 바베큐 파티에 초대되어 동네 잔치를 연다. 장어 굽는 냄새가 미각을 자극하..

어울려 사는기쁨

어울려 사는 기쁨 조 은 미 주말에 외지에 사는 주인들의 전원 주택 불꺼진 창에 이집 저집 불빛이 환하게 켜지기 시작하면 평소엔 적막할 정도로 조용 하던 이곳 산골 마을도 활기가 돈다. 오늘은 윗집 다둥이 랑이 엄마가 묵은 김치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돼지 등뻐 넉넉히 넣고 농사 지은 알 굵은 햇감자 넣어 감자탕 파티를 한다며 몇이 어우러져 구슬 땀을 흘린다. 손발이 척척 맞는 젊은 댁네 몇이 들어서면 소도 잡을 듯 일들도 잘 한다. 어느새 나이 들어 부엌 일 차지도 안오지만 네다섯 식구 손님 치르는 일이 맥시멈 한계인 내 푼수로는 동네 잔치는 도무지 엄두가 안나는 일이라 그저 식객 노릇만 하려니 그도 참 미안한 노릇이다. 열댓 사람 동네 이웃들이 한자리 둘러 앉아 푹 무른 김치의 환상적인 맛에 절로 침..

감자 수확하는 날

감자 수확하는 날 조 은 미 감자 여나믄 포기 심어 놓고 언제 캐야 되는지 몰라 망만 보다가 도저히 궁금증이 나 오늘은 그예 시들시들한 줄기를 뽑는다. 긴징되는 순간! 그래도 너덧 개는 씨알이 꾀 굵은 게 땅에 구르고 올망졸망 감자랄 것도 없는 공깃돌만한 알감자가 달려 올라온다. 큰 벼슬이나 한듯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올라오는 감자알들을 산파가 아이 받듯 소중하게 받아든다. 어쩜 이리 신기한지! 한 양재기 턱의 수확을 거두며 굵은 감자 몇개를 골라 소금 약간 넣고 뽀얀 분이 나올 때까지 팍신하게 찐다. 남은 알감자는 조선간장과 진간장을 섞어 물을 감자가 잠길 정도로 잘박하게 부어 졸이다가 고춧가루, 파, 마늘, 설탕 좀 넣고 약불로 뭉근히 뜸들이며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졸인 후 물엿, 참기름으로 마무리 하..

친구가 보물이여

친구가 보물이여 조 은 미 연달아 3일째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시장도 먼 터라 손님이 오신다고 특별히 준비할 것도 마땅찮고 그래도 텃밭의 올망졸망 자라는 상추며 쑥갓, 아욱, 시금치 등 싱싱하게 자라는 야채들이 손님 접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갓 뜯은 아욱으로 된장 넣고 아욱국 구수하게 끓이고 야들야들한 상추, 쑥갓에 풋고추 몇 개 따 쌈 준비하고 물기 꼭 짜 아작아작 하게 오이지 무치고 시금치 들기름에 조물 조물 무쳐 내고 남은 상추로 상추전 부쳐 삼겹살이나 굽는게 고작인 소박한 시골 밥상 이지만 오시면들 무공해 유기농 야채의 싱싱함에 너무 맛나게 드시니 대접하는 마음도 넉넉하고 행복해진다. 오늘은 운좋게 가지를 첫 수확해 기지 요리를 해본다. 가지를 납작납작 너무 얇지 않게 적당히 썰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