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길목에서 조 은 미 가을 옷 꺼내 입을 새도 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선다. 어깨에 걸리는 코트의 무게가 그리 무겁지 않다. 어느새 계절을 몸으로 가늠할 나이가 되었는지! 무릎이 시리고 가슴 한켠으로 찬 바람이 스친다. 시장 좌판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손 칼국수 생각이 간절하다. 몇 십년 한 자리서 나무 도마가 패이도록 대를 물려오는 소문난 칼국수 집 . 어머니는 연만하셔서 시장을 안나오시는지 따님 혼자 칼국수 써는 손길이 분주하다. 인심도 후해 철철 넘치게 한 대접 그득 담이준다. 뜨끈한 국물을 훌훌 불어가며 추억을 넘긴다. 한결같은 손 맛 ! 한 대접이 모자라던 입맛이 나이가 드니 맛은 여전한데도 한 그릇을 다 비우기가 버겁다. 반이나 실히 남기며 예전 처럼 맛나게 못 먹어주니 미안한 생각이든다...